풀무치 정식 식재료 등재, 단백질 70%의 위엄
유은성 기자 eunsung999@yulrinjournal.com 2026-06-02 22:43
어린 시절 논두렁에서 흔히 보던 벼메뚜기보다 몸집이 두 배가량 큰 풀무치가 이제 우리 식탁의 정식 식재료로 이름을 올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촌진흥청은 그간 한시적 원료로만 인정받던 풀무치를 일반 식품 원료로 전환하여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공식 등재했다. 이로써 풀무치는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등에 이어 국내에서 10번째로 인정받은 식용 곤충이 되었다. 이번 조치로 특정 신청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풀무치를 활용한 과자, 선식, 초콜릿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제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풀무치는 산업적 측면에서 기존 식용 곤충인 벼메뚜기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같은 메뚜기과에 속하지만 사육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짧고, 사료를 고기로 전환하는 효율은 두 배 이상 높다. 즉, 적은 양의 먹이로도 훨씬 빠르고 크게 자라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매우 유리하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조된 풀무치의 단백질 함량은 약 70%에 달해, 수분을 포함한 일반 육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고단백 영양 공급원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식용 곤충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태국의 경우 마트 진열대에 귀뚜라미 과자나 메뚜기 스낵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을 정도로 소비자 거부감이 낮으며, 수만 개의 곤충 농장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반면 국내 곤충 산업 판매액은 2023년 기준 약 473억 원으로 7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라인 몰이나 전문 농장 위주의 폐쇄적인 유통 구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사육 농가들은 이번 풀무치의 식품 원료 등재가 식용 곤충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과자나 초콜릿처럼 친숙한 간식거리부터 환자용 영양식까지 풀무치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미래 식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풀무치가 대형마트 진열대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단순히 영양학적 수치를 넘어 소비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