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보러 왔다가 지갑 열었다”…편의점 매출 16배
서울세계불꽃축제에 약 100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행사장 주변 편의점들이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일부 매장은 하루 기준 최대 매출을 새로 쓰는 등 불꽃축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축제는 예년보다 약 한 달 이른 시기에 열리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컸다. 이에 따라 시간대별 소비 품목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낮에는 컵얼음과 생수, 음료 등 더위를 식히기 위한 상품이 많이 팔렸고, 저녁에는 무릎담요 같은 방한용품과 야외 관람에 필요한 상품의 판매가 두드러졌다.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만명이 찾았다. 여의도와 용산 등 축제장 인근 편의점 매출도 크게 뛰었다.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경우 여의도와 용산, 반포 등 불꽃축제 영향권에 있는 30여개 매장의 매출이 지난 5일 기준 전주 토요일인 8월 29일과 비교해 최대 16배 증가했다.특히 불꽃축제 핵심 관람 지역인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 CU 매장은 방문 고객 수가 한때 최대 120배 가까이 늘었다. 점심시간 이후부터 매출이 빠르게 상승했고, 개막식 직전인 오후 6시 무렵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동안에는 전주 같은 시간보다 매출이 최대 200배까지 증가했다.상품별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도시락 매출은 전주 토요일보다 무려 580배 늘었다. 핫바는 56배, 김밥은 52배, 라면은 43배, 샌드위치는 38배, 삼각김밥은 25배 증가했다.더운 날씨의 영향으로 차가운 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많았다. 컵얼음 매출은 110배 늘었고 생수는 71배, 탄산음료는 43배, 맥주는 37배 증가했다.오랜 시간 불꽃을 기다리거나 관람하는 데 필요한 상품도 많이 팔렸다. 휴대용 배터리 매출은 99배 증가했으며 돗자리는 52배 늘었다. 햇빛을 피하기 위한 우산 매출도 421배까지 뛰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많아지면서 비눗방울 완구 등을 포함한 완구류 판매도 41배 증가했다.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축제 영향권에 있는 여의도와 용산 등 7개 매장에서 매출이 전주 토요일보다 최대 7배가량 늘었다. 관람객들이 불꽃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 주변으로 몰리면서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3시간 동안 하루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GS25에서는 고피자와 닭강정 등 즉석 간편식 매출이 전주보다 192배 증가했다. 군고구마는 45배, 이온음료는 38배, 얼음컵은 36배 늘었다. 비식품 가운데서는 돗자리 매출이 42배 증가했고 보조 배터리는 30배, 물티슈와 화장지는 14배 늘었다.세븐일레븐도 불꽃축제 영향권에 있는 20여개 매장의 전체 매출이 최대 15배 증가했다. 돗자리와 무릎담요 등 야외용품 판매는 전주 토요일 대비 52배 늘었고, 군고구마와 치킨을 포함한 즉석 간편식 매출은 26배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축제가 일찍 열리면서 모기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방충제 매출도 17배가량 증가했다.이마트24 역시 행사장 주변 매장의 매출이 최대 10배 증가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품목은 맥주로, 전주 토요일보다 약 35배 많이 팔렸다. 생수 매출은 24배, 얼음은 23배, 탄산음료는 20배 각각 증가했다.편의점업계는 올해 불꽃축제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열리면서 낮과 밤의 소비 양상이 뚜렷하게 갈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약 10도에 달하면서 낮에는 주류와 음료, 얼음컵 등에 대한 수요가 집중됐다. 반면 저녁에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무릎담요 등 방한·야외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여의도와 한강 주변으로 몰리면서 인근 점포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먹거리와 편의상품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 매장의 상품 물량을 대폭 늘리고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굶는 다이어트 그만”…먹으면서 살 빠지는 음식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조건 굶는 것보다 적당한 칼로리 적자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백질을 충분히 먹고 채소와 통곡물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면서, 적은 열량으로도 포만감을 얻을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든든하고 건강하게 식사하는 것이다. 특히 포만감을 높이는 단백질과 식이 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주목받는다. 미국 건강·영양 정보 매체 ‘잇디스낫댓(EatThis,NotThat)’ 등의 자료를 토대로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에 포함하기 좋은 음식들을 살펴봤다.블루베리는 100g당 열량이 56칼로리로 비교적 낮으면서 식이 섬유를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한 컵 정도의 블루베리를 먹는 것이 운동 중 체내 지방 연소를 돕고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블루베리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B1, B2, B6, C, E를 비롯해 식이 섬유, 아연, 엽산 등이 들어 있다.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과 페놀 화합물 등도 풍부하다.아몬드도 다이어트 간식으로 활용하기 좋은 식품이다. 단백질과 비타민E, 불포화 지방산 등 필수 영양소가 풍부해 같은 열량의 다른 음식을 먹었을 때보다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아몬드 1온스, 약 28g에는 164칼로리와 단백질 6g, 식이 섬유 3.5g이 들어 있다.아몬드는 휴대하기도 편해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기 좋다. 아몬드 한 개의 무게를 1~2g 정도로 보면 1온스는 약 15개, 100g은 50개 이상에 해당한다.오이는 열량 부담이 매우 적은 식품이다. 100g당 9칼로리밖에 되지 않으며, 전체의 95% 이상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칼로리는 낮지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고 껍질째 먹으면 식이 섬유도 상당량 얻을 수 있다.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줘 당뇨병 예방과 개선에도 도움이 되며 피부 건강에도 좋다.브로콜리 역시 다이어트 식단에서 빼놓기 어렵다. 100g당 28칼로리로 열량이 낮은 데다 단백질과 식이 섬유, 비타민C 등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브로콜리 100g에는 비타민C가 약 98㎎ 들어 있어 레몬의 두 배가량에 해당한다.비타민C를 많이 섭취할수록 체내에서 지방을 보다 쉽게 연소할 수 있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도 있다. 비타민C 섭취량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보다 체중이 가볍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식이 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장운동과 배변 활동을 돕는 것도 장점이다.자몽은 반쪽에 약 52칼로리로 열량이 낮다. 반쪽만 먹어도 약 2g의 식이 섬유와 40㎎에 가까운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다. 항산화 작용을 통해 노화를 막고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그릭 요거트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한 컵에 150칼로리 정도이며 단백질 함량은 25g 이상이다. 아몬드나 베리류, 오이 등 다른 음식과 함께 먹기도 좋다. 고단백 그릭 요거트를 섭취한 여성이 다른 단백질 식품을 먹었을 때보다 포만감이 오래 지속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콩류도 포만감과 단백질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식품이다. 완두콩은 100g당 120칼로리이며 식이 섬유가 풍부해 적은 양으로도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단백질도 들어 있어 지방을 줄이고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타카로틴과 이소플라본도 풍부하다.검은콩은 100g당 405칼로리로 열량은 높은 편이지만 식이 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다. 100g 기준 식이 섬유는 약 17g, 단백질은 34g이다. 식물성 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며 안토시아닌 색소도 풍부하다.마지막으로 오트밀은 귀리를 볶아 부수거나 납작하게 만든 식품으로 다양한 음식과 곁들여 먹기 좋다. 100g당 317칼로리이며 적은 양으로 단백질과 식이 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반 컵 정도만 먹어도 다음 식사 때까지 든든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귀리는 육류나 우유 등에 들어 있는 동물성 단백질을 대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힌다.
“삼성·SK 잡는다” 중국 반도체의 질주
중국 최대 D램(DRAM)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장중 최고 476%까지 치솟으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시가총액은 한때 3조1400억 위안까지 늘어나 중국공상은행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더 이상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도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가능성이 높은 일부 기업에 정부 지원을 집중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공급망이 막히자 전략을 바꿨다. 이제는 외부에서 들어오던 기술과 장비가 끊겨도 자체적으로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선도 기업 역시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기보다 시장을 통해 성장하도록 방향을 틀었다.중국은 이 같은 정책 전환에 앞서 정부 주도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가가 만든 대규모 반도체 펀드인 ‘대기금’이다.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2014년 1기 대기금이 출범했고 약 25조원이 투입됐다. 2019년 조성된 2기 대기금에는 약 38조원이 마련됐다. SMIC와 YMTC, CXMT, 하이실리콘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대기금의 지원을 받았다.그러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고 해서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우한훙신반도체(HSMC)다. HSMC는 2017년 약 20조원을 투자해 14나노와 7나노 공정을 만들고 매달 3만 장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HSMC는 TSMC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 장상이 박사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정부의 신용보증을 이용해 ASML의 첨단 DUV 노광장비도 들여왔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출신 인력과 최첨단 장비를 확보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2019년 말 HSMC는 공사대금 5100만 위안을 지급하지 못해 소송을 당했다. ASML 장비는 구입하자마자 은행에 담보로 제공됐다. 조사 결과 반도체 공장은 추가 건설조차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상이 CEO는 2020년 중반 회사를 떠나며 당시 상황을 ‘악몽 같았다’고 회고했다. 사라진 정부 재정만 최소 23억달러로 집계됐다.한때 미국 마이크론 인수까지 추진했던 칭화유니그룹도 무너졌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꼽혔던 이 회사는 2020년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후 대대적인 조사가 진행됐고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부패와 비리 혐의가 잇따라 드러났다. 산업정책을 담당했던 샤오야칭 산업정보기술부장이 체포됐고, 대기금을 총괄했던 딩원우 사장도 구속됐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이 같은 실패를 겪은 뒤 중국 정부는 정책을 수정했다. 중앙정부가 기업에 무분별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제한했고 지방정부의 지원도 동결했다. 2024년 조성된 대기금 3기는 미국의 수출규제로 공급이 어려워진 노광장비와 첨단소재,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집중했다. 선도 기업들은 상장 등을 통해 민간의 견제를 받도록 했다.CXMT의 성장 과정에는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창업자 주이밍은 중국 칭화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전자공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반도체 업계에 진출했다.주이밍은 미국 네트워크 보안회사에서 반도체 개발 업무를 맡은 뒤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설계회사 ‘기가디바이스’를 창업했다. 기가디바이스는 글로벌 3위 노어플래시 기업으로 성장했고 2016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이후 주이밍은 중국의 D램 자립을 위해 2016년 허페이시 정부와 함께 ‘506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반도체는 막대한 돈을 먼저 투자한 뒤 생산공정이 안정될 때까지 장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산업이다. 단기간의 수익을 기대하는 민간 벤처캐피털이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이유다. 허페이시는 초기 투자금의 75%에 해당하는 135억 위안을 부담했다.허페이시는 이전에도 지방정부가 직접 투자해 기업을 키운 경험이 있었다. 2007년 금융위기 당시 디스플레이 기업 징둥팡(BOE테크놀로지)에 175억 위안을 투자했고, 이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0년 파산 위기에 놓였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에도 70억 위안을 투자해 성과를 거뒀다.이 같은 방식은 ‘허페이 모델’로 불린다. 지방정부가 단순히 행정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투자자로 직접 위험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역으로 끌어들여 산업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전략이다.CXMT는 메모리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중국 기업과 다른 방법을 택했다. 경쟁사였던 푸젠진화는 미국 마이크론의 기술을 도용했다가 영업정지 제재를 받고 몰락했다. 반면 CXMT는 파산한 독일 메모리 기업 키몬다의 특허 기술을 인수했다. 불법적인 기술 도용 대신 특허를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기술 장벽을 넘은 것이다. 키몬다는 파산하기 전까지 세계 2위 D램 제조업체였으며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CXMT의 생산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2019년 DDR4 양산을 공식 발표한 데 이어 2020년 월 4만 장 수준이었던 웨이퍼 가공 능력을 2025년 월 25만 장까지 확대했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3%에서 2026년 8%로 증가했다.마침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CXMT는 이 같은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10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다시 투자 재원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도 중국의 장비 국산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10% 미만에서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장비 수입이 어려워지자 중국 기업들은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자국산 장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구형 장비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여러 부품을 조합하고 개조해 사용하는 방식도 활용했다.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장비업체에서 사실상 밀려난 중국계 엔지니어들이 중국으로 돌아가 기술 개발을 이끈 것도 영향을 줬다. 중국은 낮은 수율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 보조금으로 보전했다. 그렇게 양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기술 수준도 함께 올라가기 시작했다.나우라와 중웨이(AMEC), 상하이마이크로전자(SMEE) 등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성장했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노광장비도 DUV 수준까지는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이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그렇다고 현재 중국 반도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도 있다. CXMT가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지만 D램 양산 수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낮다. 수율은 반도체 생산 원가와 직접 연결된다. 같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수율이 낮으면 제품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HBM 분야의 격차도 여전히 크다. 한국 기업들이 HBM4를 생산하는 가운데 중국은 아직 HBM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격차는 4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D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량생산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한다면 중국산 반도체와 장비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그러나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자급이라는 목표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수익성이 낮은 구형 기술부터 차근차근 발전하는 전략은 일반적인 시장 논리만으로는 추진하기 어렵다. 중국에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강한 제조업 기반이 있고, 국가 자원을 특정 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춰져 있다.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생태계와는 별도의 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3강 체제를 유지해왔다. 메모리 반도체는 후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세 기업은 일정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해왔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문화가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있다. 절대적인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분야에서 SK하이닉스의 추격을 허용한 것도 이러한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기술 경쟁력의 깊이만 키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소재·부품·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넓히고,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까지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일엔 부족한 잠, 주말엔 몰아 자기…불안 위험 높아진다
사춘기가 진행될수록 청소년의 수면 리듬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 시작 시점이 늦어지면서 밤에 졸리는 시간이 늦어지고, 아침에 깨어나는 시간도 함께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학교 일정은 이런 생체리듬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고등학교 수업은 대체로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고, 청소년들은 자신의 몸이 원하는 시간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야 한다. 이로 인해 평일에는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고,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늦게까지 자는 일이 반복된다.이처럼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대가 크게 달라지는 현상을 ‘사회적 시차’라고 한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시차가 생긴 것처럼 몸의 수면 리듬이 흔들리는 상태를 뜻한다. 최근 이 사회적 시차가 청소년의 불안 증상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사우샘프턴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12세에서 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적 시차와 불안의 관련성을 다룬 기존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연구진은 총 18개 연구를 문헌고찰에 포함했으며, 이 가운데 12개 연구에 참여한 청소년 23만5526명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했다.분석 결과,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대 차이가 큰 청소년일수록 불안 증상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두 요인 사이의 관련성은 크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었다. 즉 사회적 시차가 큰 청소년에게서 불안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양상이 확인된 것이다.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사회적 시차와 불안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사회적 시차가 불안을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불안이 큰 청소년이 수면 리듬을 더 불규칙하게 유지할 가능성도 있고, 학업 부담이나 스마트폰 사용, 생활 환경 등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청소년 수면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준다. 연구진은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가능한 한 규칙적인 취침 및 기상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일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서 보충하는 방식은 일시적으로 피로를 줄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체리듬을 더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청소년기의 수면 문제는 단순히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사춘기에는 생물학적으로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일찍 자면 되지 않느냐”는 조언만으로는 충분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몸은 아직 잠들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다음 날 학교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수면 부족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이런 이유로 해외에서는 학교 시작 시간을 늦춰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미국소아과학회와 미국수면의학회는 중·고등학교 수업을 오전 8시 30분보다 이르지 않게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수면의학회는 13세에서 18세 청소년에게 하루 8~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하지만 많은 청소년은 이 권장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한다. 이른 등교 시간에 더해 학원, 숙제, 시험 준비, 스마트폰 사용 등이 겹치면서 실제 잠드는 시간은 더 늦어진다. 결국 평일 수면 부족이 커지고, 주말 늦잠으로 이를 보충하려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평일과 주말의 수면 중간 시점이 크게 벌어지면 사회적 시차가 커진다.사회적 시차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몸의 내부 시계와 외부 생활 일정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일정한 리듬에 맞춰 호르몬 분비, 체온 변화, 각성도, 식욕 등을 조절한다. 그런데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이 크게 달라지면 생체리듬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월요일 아침에 특히 피곤하고 무기력한 느낌을 받는 것도 이런 리듬 차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청소년의 뇌 발달 측면에서도 수면은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기는 학습, 기억, 감정 조절,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 기능이 계속 발달하는 시기다. 특히 깊은 수면은 낮 동안 배운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굳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히 자지 못하면 집중력과 학습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감정 조절도 어려워질 수 있다.수면 부족은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서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작은 자극에도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쉬워진다. 또 충동 억제와 판단 능력이 떨어져 학교생활이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가 사회적 시차와 불안의 관련성을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수면 문제를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생활 구조 전체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가정에서는 주말에도 기상 시간을 지나치게 늦추지 않도록 돕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을 줄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학교와 사회 차원에서는 청소년의 생체리듬을 고려한 등교 시간 조정 논의도 필요하다.결국 핵심은 규칙성이다. 주말에 잠을 조금 더 자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대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몸은 매주 작은 시차 적응을 반복하게 된다. 청소년에게 충분한 수면과 안정적인 생활 리듬을 보장하는 것은 학업 성취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다.이번 연구는 청소년의 늦잠을 단순한 게으름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춘기 생체리듬, 이른 학교 시작 시간, 학업 부담이 맞물리면서 수면 불균형이 생기고, 이것이 불안 증상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일찍 자라”는 말보다, 충분히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다.
5번 신고하고도 숨졌다…스마트워치 누른 아내의 마지막 구조요청
가정폭력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한 뒤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던 30대 여성이 끝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혼 소송 중이던 남편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법원의 임시 보호명령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주거지 인근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돼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1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8세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B씨는 사건 직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어린 딸도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며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영상에는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뒤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다시 오토바이를 이용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추적을 이어간 끝에 같은 날 오전 11시 39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 중이었으나,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무원 신분으로 알려졌다.B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A씨의 가정폭력 피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에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이후 자체 수사를 통해 A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B씨는 A씨와 별거를 결정했고, 기존 거주지를 떠나 수원시에서 경기 광주시의 다세대주택으로 옮겼다. 지난달부터는 A씨와 이혼 소송 절차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B씨는 법원으로부터 임시 보호명령 결정도 받았다. 해당 명령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의 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 수단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경찰의 스마트워치 지급과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이 함께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경찰은 A씨가 이혼 소송 관련 서류에 기재된 B씨의 주소를 확인한 뒤 범행 장소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별거 이후 거주지를 옮겼음에도 소송 과정에서 주소가 노출되면서 A씨가 이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흉기 준비 경위, 도주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피해자 보호 조치가 이뤄진 뒤에도 A씨가 어떻게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갔는지, 임시 보호명령 위반 정황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피해 신고, 스마트워치 지급, 법원 보호명령이 모두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사망한 사례라는 점에서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주소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